Matthew Thiessen, "Paul's So-called Jew and Lawless Lawkeeping", p. 59-84.
저번 글에서 유대교 안의 바울 학파가 해석하는 로마서 1-4장에 대한 책을 보았다. 이들은 Thorsteinsson의 결론으로부터 출발하는데, 해당 결론이 로마서 전체의 해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저마다 다양한 결론을 내린다. Thorsteinsson은 자신의 논문을 통하여 로마서 2장에서 바울이 비판하는 대화상대자가 유대인화 되고자하는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논증했다. 이에 대한 Thiessen의 해석은 이러하다.
티센의 해석은 다음의 질문에서부터 출발한다. 만약 바울이 지칭하는 사람이 유대인화 되고자 하는 이방인이라면, 그럼 롬 2:17-29에 있는 다양한 죄, 즉 도둑질, 간음, 신성모독(신전 물건 도둑질), 율법을 범함에 대한 표현들은 무엇인가?
티센은 먼저 이방인이 율법을 지켜서 유대인화 되는 현상에 대해 다양한 유대교 문헌들이 말하는 바를 검토했다. 그 중에서도 에스라-느혜미야, 바룩서, 희년서를 비롯한 몇몇 유대문헌에 따르면 이방인들이 유대교의 율법을 지키는 것이 최소한 무의미하거나, 혹은 더 나아가서 오히려 죄를 짓는 행동으로 여겨졌음을 티센은 관찰한다.
티센에 따르면 유대인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주신 계명/율법을 지키는 것이 그들만의 특권인것으로 생각했다. 티센이 검토한 유대문헌에 따르면 유대인들이 계명/율법을 지키는 것은 오로지 유대인의 계보에 있는 사람만 가능한 것이다. 특히 바울과 비슷한 시대에 쓰였거나 그 이전의 저작들은 대부분 이방인이 계명/율법을 지키는 것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그린다. 이방인이 계명/율법을 지키는 것에 다소 열린 시각을 보여주는 시점은 최소한 한참 후의 랍비문헌에서 나타난다는 것이 티센의 분석이다.
이는 한편 제사장, 레위인, 그리고 일반 이스라엘 백성이 가진 권리나 행위가 서로 분리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제사장이 하는 일은 오로지 계보를 통해서만 이어지는 것이고, 충분히 신앙과 믿음이 깊다고 하여 마음대로 제사장이 하는 일을 다른 자가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유대인이 지키는 계명/율법은 오로지 유대인의 계보에 속한 자들만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티센은 이에 따라서 바울이 보여주는 롬 2:21-24의 표현들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바울은 로마공동체 내에 있는 예수를 따르는 이방인들이 계명/율법을 지키려하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짓는 행위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롬 2장에서 바울이 비판하는 대화상대자들은 유대인화 되고자하는 이방인들이며, 이들이 롬 1:18-32에서 나타나는 예수를 따르지 않는 평범한(?) 이방인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바울이 말하는 바라는 것이 티센의 결론이다.
아쉽게도 여기까지가 티센의 주장이다. 다른 책에서 이 부분에 대해 더 자세히 언급하는지 모르겠으나 여기까지는 상당히 낯설지만 흥미롭고 꽤 설득력 있다. 티센의 논증과정을 따라가다보면 그의 독특한 시각에 매료된다. 책과 문체를 굉장히 쉽게 쓰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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