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미국 유학(2): 어떤 신학교가 있을까요?

사진은 제가 학부 시절 다니던 학교 채플 건물입니다.

신학생, 미국 유학의 길(2)

신학생 미국 유학(2) - 어떤 신학교가 있나요?
저번 글에 이어 신학생의 미국 유학에 대한 글을 남깁니다. 저번 글에서는 소명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이번에는 미국에 있는 다양한 신학교의 종류와 학교들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 글의 구성

1. 유학 전에 소명부터 생각해보세요(2021.10.14)
2. 미국에는 어떤 신학교가 있을까요?(2021.10.20)
3. 신학교와 학위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들(2021.10.26)
4.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석사과정(2021.11.08)
5.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박사과정(1)(2021.11.17)
6.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박사과정(2)(2021.11.22)
7. 입학 신청 때 준비할 것들(2021.12.06)
8. 유학, 영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2021.12.13)

📌 밴더빌트에 오기까지 시리즈

신학생 미국 유학 시리즈를 작성 하고 난 뒤 저는 23년도에 밴더빌트에 진학했습니다. 23년도 12월부터 밴더빌트에 진학했던 과정을 남기고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밴더빌트에 오기까지(1): 진로고민 및 자료조사
2. 밴더빌트에 오기까지(2): 입학 준비 과정
3. 밴더빌트에 오기까지(3): 합격후 결정과정

📌 신학교의 종류 

미국에는 참 다양한 종류의 신학교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신학교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미국에 비하면 규모나 역사가 대단히 부족한 편이죠. 미국에 신학교가 워낙 많다보니 여러 분류에 따라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미국신학교를 분류할 때 알아야 할 몇가지 단어들이 있습니다. 

 

📌 알고 가야할 단어

1. Seminary: 간단하게 번역하면 “신학교”입니다. 보통은 일반대학교에 속해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신학에 관련된 학위만 수여하는 학교들을 의미합니다. 종종 특정 대학에 귀속된 예외도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운영은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곤 합니다.
2. School of Theology/Divinity School/Divinity College/College of Divinity: 흔히 일반대학교 내에 속해 있는 신학교를 의미합니다. 에모리, 듀크, 하버드, 예일대학 등 종합대학에 속해있는 신학교들이 이러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3. GDR/Graduate Division of Religion: 종합대학에 속한 종교학부입니다. 유서깊은 대학교들에서 종교학부를 통해 신학 학위를 수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Divinity School을 통해서 개별적으로 목회학 석사 학위를 운영하고, PhD나 MA 등의 학문적인 학위를 종교학부 내에서 운영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종합대학들이 이러한 형태로 신학 과정을 운영합니다. 
4. Top Tier/First Tier School: 미국에서 가장 학문적으로 뛰어난 학교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가장 많은 전임교수를 배출하며, 우리가 아는 아주 유명한 미국 신학자 중에서 여기에 속한 박사과정을 졸업한 경우가 먾습니다. 흔히 하버드, 예일, 듀크, 밴더빌트, 보스턴U, 보스턴 칼리지, 노트르담, 시카고대, 아메리카 카톨릭대학, 에모리, 프린스턴신학교, 클레어몬트 정도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러한 학교들의 특징 중 하나는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대단히 많은 장학금을 준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학문적인 역량에 집중하고 목회학 학위는 다소 적은 편입니다. 
5. Bible College: 대단히 소규모의 군소 신학교라 할 수 있습니다. 군소 교단이나 지방회, 개별교회에서 설립하고 간단히 인가받은 정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풀펀딩/Full-funding/Funded Program: 박사과정 학생이나 뛰어난 석사 학생들에게 전액장학금이나 그에 준하는 돈을 주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탑티어 학교들이 입학한 모든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전액장학금과 연 10,000에서 30,000달러 이상의 상당한 양의 돈을 주고 공부에만 집중하게 도와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연히 경쟁률은 상당합니다. 석사의 경우 입학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지만 반대로 박사에 비해 장학금이 좀 짭니다. 
7. Evangelical Church: 복음주의권 교회들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침례교인들에게 흔히 알려진 교회와 학교들은 대부분 여기에 속합니다. 
8. Mainline Church: 복음주의권 외에 유서 깊은 미국의 교단들을 의미합니다. 감리회, 미국장로회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여러 유서깊은 대학들이 보통 Mainline 교단 소속 학교였다가 후일 독립하여 지금은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9. PhD: 철학박사, 가장 높은 단계의 학문적 박사과정 
10. Dmin: 목회학 박사, 목회적 역량을 길러주는 박사과정 학위
11. ThM: 박사 이전, 첫번째 석사학위 이후 거치는 중간단계 학위
12. MTS: 아직 한국에 흔치 않은 MDiv에 준하는 석사학위입니다. 목회학 과목을 제외하고 신학과목에 주로 집중하는 학위입니다. 
    이렇게 간단히 여러단어 설명드리는 이유는 미국의 신학교가 우리에게 다소 낯선 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Mainline과 Evangelical의 교단 구분을 이해하시면 신학교의 색채를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Mainline과 Evangelical 외에도 미국에는 유서깊은 카톨릭 신학교들이 있습니다. 

📌 신학교의 종류

신학교를 분류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의 주요한 종류로 분류하겠습니다. 분류 후에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미국 내 신학교 중에 널리 알려졌는데도 불구하고 PhD, 철학박사 과정을 운영하지 않는 학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점을 유의하시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1. 남침례교단 신학교: 

1. Southern, Southwestern, Southeastern, Midwestern, Gateway, New Orleans
2. 침례교인들에게 유명한 남침례교단 6대 신학교를 의미합니다. 남침례교단 자체가 워낙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다보니 미국 내에서 신학교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편입니다. 전부다 철학박사 과정을 운영하지만 학교마다 학문적 수준에는 편차가 있습니다. 가장 뛰어난 학교로 Southern이 있고, 그 뒤로 Southwestern, New Orleans, Southeastern이 전공에 따라서 편차가 있고 Gateway(구 Golden Gate), Midwestern 신학교가 조금 뒤쳐지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교수들이 써든 신학교를 졸업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 타 미국학교에 비해 학비가 월등히 싼편이지만 장학금이 거의 없고 전액장학금은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대부분 가족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한국에서 유학가시는 목회자 분들이 가기에 더 편리합니다.(미국의 일반대학에 신학교는 가정용 기숙사가 없어서 가려면 학교 주변에 월세를 내고 알아서 집을 구해야 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4. 커트라인이 널널한 편이며 학생들의 편의를 봐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수준 차이가 좀 있는 편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색채를 가저서 다른 학교들에 등한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학교들과의 교류가 거의 끊기다시피 해서 조금 고인물이 되어가는게 아닌가 하는게 개인적으로 가진 우려입니다.
5. 제가 남침례교단 신학교를 따로 분류한 이유는 미국 내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개혁주의 신학교들보다도 보수적으로 여겨지니 말 다했죠? 주로 백인들이 많은 학교들이라서 솔직하게 말해서 국제 학생들에 대한 배려심이 종종 부족하다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확실히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6. 남침례교단 학교에서 한국어부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번 글에도 말씀드렸지만, 진지하게 공부하실 생각이면 한국어부는 가지 않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국내 신학교보다 교수 숫자도 월등히 적고 규모가 작습니다.

2. 복음주의권 신학교(Evangelical School)

1. 트리니티, Dallas Theological Seminary, 풀러(Fuller), 고든콘웰, 휘튼칼리지, 리폼드 신학교,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맥코믹 신학교, 애즈버리 신학교 등, 그 외 많은 학교들
2. 아마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학교들이 아닐까 싶네요. 개혁주의 색채가 강한 학교들과 남침례교단 신학교, 교단과의 관계가 깊은 학교들을 제외하면 꽤 다양한 배경의 교수들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기에 속한 학교들이 종종 PhD과정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교의 규모가 PhD 학생들을 양성할만한 재정과 자원, 교수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맥코믹, 골든콘웰 출신들이 박사과정은 다른 학교로 진학하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합니다. 
3. 이 학교들은 대부분 탑티어로 분류되지는 못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대규모 종합대학에 비해 박사과정 학생들을 전액장학금을 주고 공부시킬 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뛰어난 박사과정 학생들이 보통 탑티어로 빠진 후에 그 다음 레벨의 학생들이 오곤 합니다. 다만 목회자가 되려는 학생들은 대부분 이곳으로 가곤 합니다. 
4. 그러나 이 중에서도 학비 정도는 전액장학금 지원해주는 예외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휘튼칼리지와 Garrett-Evangelical Seminary 입니다. 휘튼칼리지는 신학부와 일부 전공 외에는 학부 밖에 없는 학부 중심 리버럴-아츠 칼리지라서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종합대학” 신학교로 분류하기에는 좀 애매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전액장학금과 연 1만불 정도의 생활비를 지원해줍니다. Garrett-Evangelical Seminary의 경우 생활비 지원은 따로 없지만 학비는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전액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 학자가 되려는 학생들도 있지만 솔직하게 얘기해서 우리가 아는 세계적인 학자가 된 미국교수 중에서 박사를 이곳에서 마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Evangelical 학교에서 석사를 한 뒤에 영국학교나 탑티어 학교에서 박사를 마치고 교수 임용 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그러나 당연히 예외도 있으니, 여기서 졸업을 해도 충분히 좋은 학자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학교의 규모가 좀 작더라도 종종 세계적인 신학자들이 포진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DTS의 대럴 복, 풀러의 조엘 B. 그린, 써든의 톰 슈라이너, 애즈버리의 크레이그 키너, 덴버 세미너리의 블롬버그 등. 교수가 되려는 미국인에게는 복음주의 학교를 나오는 것이 좀 단점 처럼 여겨질수도 있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전공에 따라서 이러한 학교들을 가시는 것이 앞으로의 진로에 충분히 도움 되실수도 있습니다. 
7. 막상 가보면 보수적인 배경에서 나고자란 한국학생들 생각보다 좀 더 진보적인 경우가 있어서 당황하시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Evangelical이라는 분류가 워낙 넓어서 학교마다 색채가 정말 다릅니다. 각자 알아보시고 가시는 추천합니다. 개혁주의 중심 신학교들은 보다 보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8. 종합대학 학교들과의 차이는 어쨋든 목회자를 양성하는데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종합대학들은 학문으로서 기독교에 접근하는 경우가 있고, Evangelical이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신학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신앙과 신학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목회자들에게는 적절한 학교일 것 같습니다.
9. 만약 침례교인이시라면 6대신학교를 우선 고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침례교 6대신학교들의 학비가 여기 언급된 복음주의권 학교보다 저렴합니다. 

3. 탑티어 학교/종합대학 신학교 

1. 1티어: 듀크대, 에모리대, 밴더빌트, 예일, 하버드, 보스턴U, 보스턴 칼리지, 노트르담, 시카고대, 아메리카 카톨릭대학, 프린스턴 신학교, 토론토 신학교(TST), 베일러(분야에 따라)
2. 2티어: 클레어몬트, Drew, 뉴욕에 있는 유니온 신학교, Graduate Theological Union, 맥매스터 신학교, 써든-메소디스트 대학(SMU), 브라이트 디비니티 스쿨-TCU, 로욜라-시카고 대학 
3. 아시는 경우도 있겠지만, 프린스턴 신학교는 프린스턴 대학교와는 독립된 학교입니다. 그러나 협력관계 정도는 유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프린스턴 신학교는 독립적인 신학교이지만 특이하게도 아주 많은 양의 장학금을 수여합니다. 아마 소수정예 학생 + 많은 투자자들 + 유구한 전통이 합쳐진 결과물 같습니다.
4. 위에서 설명한 탑티어학교들이 여기에 분류됩니다. 1티어와 2티어를 나눈 이유는…현재의 명성을 고려했습니다. 2티어에 있는 학교가 과거 70-90년대에는 1티어에 속해 있던 경우가 있었고, 현재 한국에 계신 50-60대 교수님들 중에서 2티어 학교 나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둘다 한인들이 많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클레어몬트나 GTU를 졸업하신 분들이 꽤 계십니다. 현재는 여러 사정으로 조금 주춤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5. 이 학교들의 특징은 4가지 입니다. 1) 가장 많은 학자를 배출 2) 대형 종합대학 소속 3) 박사과정 학생 풀펀딩 4) 일반 종교학부 소속 박사과정
6. 가장 많은 교수를 배출하고, 가장 많은 학자들을 배출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진보적인 신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보적인 신학을 싫어하신다면 굳이 가실 건 없지만, 가장 뛰어난 교육을 받고 싶다면 고려해봐야 합니다. 또 가장 많은 장학금을 줘서 학생들이 최대한 공부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환경을 제공해주려 합니다.(하버드의 경우 최근 이 문제 때문에 골머리 앓고 있다고 듣긴 했습니다) 하버드, 예일 같은 학교들 한국 사람의 눈에는 다른 레벨의 천재들만 가는 종합학교로 인식되지만, 신학 전공의 경우 커트라인이 좀 더 널널합니다. 다만 박사과정은 다른 전공과 비슷하게 입학 난이도가 극악입니다.
7.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이 학교들이 보통 일반 종교학부와 산하 신학교를 따로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설명했던 GDR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에모리, 듀크, 예일, 밴더빌트, 베일러 모두 산하 신학교를 따로 두고 있고, PhD 학생의 경우 산하 신학교가 아니라 인문대학 소속 종교학부에서 과정을 운영합니다. 교수들도 종교학부와 신학교에 둘 다 소속되어 수업을 가르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그래서 학생들 중에서 신앙이 없는데도 종교학을 공부하러 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8. 이 중에서 카톨릭 신학교들이 꽤 있습니다. 노트르담, 아메리카 카톨릭대학, 로욜라-시카고 대학입니다. 그 외에도 미국에는 정말 많은 카톨릭 신학교들이 있는데, 언급된 3곳이 미국 내에서는 가장 뛰어난 카톨릭 학교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왜 카톨릭 학교들이 있나 띠용하실 수 있겠지만, 가장 뛰어난 수준의 학생들이 가는 곳들입니다. 교수들이 신부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 신자도 있고 심지어 카톨릭 신자가 아닌데도 교수로 가르치는 경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