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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연재 글🖋/🆅 밴더빌트에 오기까지

밴더빌트에 오기까지(2): 입학 준비 과정

by 성서학 대학원생 2023. 12. 26.

밴더빌트 디비니티 스쿨 가는 길

📌 밴더빌트에 오기까지 시리즈

  1. 밴더빌트에 오기까지(1): 진로고민 및 자료조사
  2. 밴더빌트에 오기까지(2): 입학 준비 과정  
  3. 밴더빌트에 오기까지(3): 합격후 결정과정

21년도에 정보수집을 하던 도중 작성했던 글들입니다. 현재 작성하고 있는 밴더빌트 시리즈와 비슷한 내용이 많으나 좀 더 정보전달만을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 신학생 미국 유학 시리즈

  1. 유학 전에 소명부터 생각해보세요(2021.10.14)
  2. 미국에는 어떤 신학교가 있을까요?(2021.10.20)
  3. 신학교와 학위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들(2021.10.26)
  4.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석사과정(2021.11.08)
  5.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박사과정(1)(2021.11.17)
  6.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박사과정(2)(2021.11.22)
  7. 입학 신청 때 준비할 것들(2021.12.06)
  8. 유학, 영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2021.12.13)

 


저번 글 에서 본격적으로 유학 준비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말씀드렸습니다. 유학 입학 시기를 맞추는 것부터,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고, 왜 유학을 하고 싶은지 등등을 생각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입학신청서를 작성하는 단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입학신청할 곳 선정하기

저는 21년도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였고, 2023년 정도까지 미국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사역을 비롯한 다른 공부를 잠시 병행하고 있었고, 본격적으로 유학을 준비한건 22년도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도 한참 동안 각각의 신학교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조사를 이미 많이 한 상태 였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가장 가고 싶다고 생각되는 학교가 꽤 있었는데요, 최종적으로는 밴더빌트 대학교, 프린스턴신학교, 듀크 대학교, 예일 대학교, 노트르담 대학교, 시카고 대학교, 에모리 대학교로 줄였습니다. 이외에도 명망있는 신학 프로그램이 있는 곳은 하버드 대학교, 보스턴 칼리지, 보스턴 유니버시티, 휘튼 칼리지, 써던 메소디스트 대학교, 카톨릭 유니버시티 아메리카, 마켓 대학교, 맥매스터 신학교, 맥매스터 대학교, 베일러 대학교, 로욜라 시카고 대학교,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하버드를 비롯해 보스턴 지역에 있는 학교들도 여러모로 고려 했었는데, 도저히 보스턴 물가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밴더빌트, 프린스턴신학교, 듀크대학교, 예일대학교, 노트르담 대학교, 시카고 대학교, 에모리 대학교로 줄인 이유는 일단 현재 미국에서 제일 명망있는 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들로 추렸고, 두번째로는 교수님들의 숫자가 충분한지, 어떤 수업들을 운영하고 있는지도 약간 흝어본 뒤에 선정했습니다. 가능하다면 성서학에 어느정도 강세를 두고 있지만, 단순히 구약학과 신약학을 넘어서서 유대교 연구, 그리스로마 문화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가기를 원했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위에 있는 7개 학교들 뿐만아니라 다른 학교들 역시 비슷한 공부를 모두 할 수 있을만한 곳입니다. 그렇지만 제 사정에는 일단 석사과정을 지원하는 단계에서는 해당하는 7개 학교들로 줄였습니다. 

 

입학신청서 작성하기

미국 유학을 위해 입학신청서를 작성하는데 있어서 보통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바로 추천서, SOP(자기소개서 혹은 연구계획서), 성적표, Writing Sample, 영어성적입니다. 학교마다 기준이 조금 씩 다르기도 하고, 자잘한 것들이 좀 더 추가될 수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이 다섯 가지가 미국 유학 준비의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1. 영어성적

저는 개인적으로 학부를 미국의 뉴올리언즈 침례신학교에서 나왔기 때문에 국제 학생으로서 제출해야 하는 영어 시험 점수를 면제받았습니다. 하지만 GRE는 준비하였습니다. 이유는 노트르담 대학교의 경우 석사과정이지만 지원하기 위해서 GRE를 필수로 요구하고 있었고, 이후에 박사를 지원하는데 있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GRE 준비는 20년도에도 미리 시도하긴 했습니다. 그때 평택에서 교회 사역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름 방학 기간에 평택에 살면서 서울에 학원을 등록해서 다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도움이 아예 안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무리가 된 공부였습니다. 학원 시스템에 잘 맞는 편도 아니었고, 상당한 체력을 요구로 하면서 동시에 교회 사역도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코로나 기간이라 학원 다니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GRE를 최종적으로 본 것은 결국 22년도에 와서 였습니다. 찾아보던 중 온라인으로 공부할 수 있는 프랩하우스라는 서비스를 찾았고, 상당히 괜찮은 경험을 했습니다. 온라인 강의이지만 피드백이 아주 좋아서 굉장히 만족하면서 이용했습니다. 21년도 겨울부터 22년도 여름까지 아주 느리게 준비를 하다가 22년도 여름에 한달반 정도 집중적으로 준비하여서 공부를 했고, 최종 성적은 Verbal 158, Quant 159, Writing 4.5 정도를 받았습니다. 미국 친구들과 비교하면 사실 대단한 점수는 아니고, 한국인들 중에서 성적을 잘 받는 분들을 생각하면 Verbal 점수가 좀 낮은 편이긴 합니다. 사실 이 성적이 신학교 입학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냥 영어를 어느정도 하는 구나…하고 넘어가는 정도로만 쓰였습니다. 미국은 상당수의 박사과정들이 더 이상 GRE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지난 몇년간 GRE 성적에 대한 불신이 늘었습니다. 실력 있는 박사생을 가름하는데 큰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한 학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처럼 GRE 준비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제가 GRE 준비를 한 기간을 보면 많은 분들이 토플 준비하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대략 가늠이 되실 겁니다. 저는 GRE를 20년도부터 22년도까지 준비한 셈입니다. 그 기간 동안 무슨 고시 공부하듯이 내내 그것만 한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학교 다니는 중에, 사역하는 중에, 일하는 도중에 모두 틈틈히 준비했습니다. 대부분의 신학생들이나 유학 준비생들은 앉아서 토플 준비만 할 시간이 없습니다. 모두 바쁘게 일하고 공부하고 사역하는 중에 모두 다같이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니 미리 생각해서 어느정도의 기간을 잡고 준비해야 하는지 계획이 필요합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신학교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토플 성적을 준비하는 데 계획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 가장 이상적인 기간은 신학대학원 다니는 중입니다. 다니는 도중에 준비해서 졸업할 때쯤 토플을 치고, 유학준비를 할 수 있다면 제일 좋습니다. 유학 준비가 제일 잘 된 사람들은 모두 이런 식으로 미리 준비한 경우입니다. 

 

2. 추천서

추천서는 기본적으로 대부분 3장을 요구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4-5장까지 제출할 수도 있고, 프린스턴신학교 처럼 명확하게 3장만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천서를 채우는 일도 박사과정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어느정도 계획이 필요합니다. 다만 신학대학원을 다니면서 미국에 석사과정으로 입학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미리 계획을 하는정도까지는 필요없고, 몇몇 교수님들과 친밀하게 지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본인의 학교에서 강사가 아니라 전임교수로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교수님들의 수업을 계속해서 들으면서 추천서를 받아야 합니다. 

 

어떤 학교들은 교회 추천서도 요구하고는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본인이 사역하시거나 출석하시는 교회에 잘 받으셔야 합니다. 저는 제 신학대학원 논문지도 교수님 한 장, 신학대학원 중 수업을 많이 들은 구약 교수님 한 장, 미국 학부시절 교수님 한 장, 교회 목사님 한 장 해서 총 4분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논문 지도교수님께서 밴더빌트 박사과정을 나오셨기 때문에 해당 추천서가 꽤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듯 합니다. 

 

3. 성적표

열심히 성적 받으시라는 말 외에는 딱히 드릴 말이 없습니다. 성적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습니다만, 미국에 석사로 지원하는 경우 특정 학교마다 성적이 엄청나게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 느낌에 예일대학교와 시카고대학교는 성적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듯 하고, 상대적으로 신학교에 더 초점이 맞춰진 학교일수록 어느정도 성적에서 자유가 있는 편입니다. 미국에서 신학교라는 곳은 많은 경우 공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보다는 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때에 따라 수업만큼이나 실습이 중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0년-20년간 신학이나 사역과 전혀 상관 없는 다른 일을 하다가 신학교에 오는 미국 학생들도 있는 만큼 생각보다 성적이 중요치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제 학생들의 경우 잘 받으면 잘 받을수록 좋은 편이긴 합니다. 

 

4. Writing Sample

Writing Sample은 석사과정 지원시에는 보통 4-7장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10-15장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학교마다 달랐습니다. 저는 제 신학대학원 졸업논문의 일부를 영어로 번역해서 제출했습니다. 혹시 학교에서 허락하는 경우에는 그냥 영어로 작성해서 졸업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Writing Sample이 SOP와 더불어서 생각보다 아주 중요합니다. 여러분을 판가름 하는 기준이 글쓰기 실력으로 갈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글쓰기 실력은 수필이나 소설, 시 글짓기 능력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대학원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요구하는 글짓기 실력이라는 것은 논점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이 토론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서 어느정도 명확하게,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수려하게 영어로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아주 창의적인 주제로 Writing Sample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제 졸업논문 외에도 추가 에세이를 하나 더 제출 했었는데, 2021년 성서대전 대회에서 선정된 글이었습니다. 구약성서의 예언자들이 비판하는 농장지주 문제와 한국전쟁 후 한국 기독교의 적산 획득 과정을 비교분석하는 글이었습니다. 한국 사람에게 있어서 이런 글은 그냥 평범한 주제가 될 수도 있지만 미국의 신학교에서 볼때는 꽤 창의적인 주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게 창의적인 주제인지 판가름하는 기준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교수님들의 지도를 받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5. SOP(Statement of Purpose), 혹은 자기소개서

제 생각에 유학준비에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됩니다. SOP라는 것이 사실 굉장히 두루뭉술합니다. 학교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다르고, 어떤 것을 집중해서 보는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대략적으로 이야기하면 자신의 경험과 학교에서 했던 연구와 공부를 적당히 우려내서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미국과 한국을 오간 경험이 있고, 서로의 문화간에 어떤 요소들이 비슷하고 다른지 알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기독교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한국의 신학생들과 교회들이 가진 장벽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그 장벽을 어느정도 낮춰주는데 대략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학계에서 한국과 미국 사이에 다리를 놓고, 앞으로 후배들을 돕고자 하면서 동시에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성서학 분야를 공부하여 소개하고 싶다고 SOP에 썼습니다. 

 

어떤 주제로 어떻게 쓰는지는 모두 여러분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달려있습니다. SOP를 어떤 분들은 그동안의 연구 결과물을 요약해서 나열하는 식으로 작성하시고는 합니다만, 어느정도는 기승전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사과정 입학 준비를 위한 SOP라는 것은 좀 더 학문 쪽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해야 되지만 석사, 그것도 신학교 석사과정은 좀 더 개인적인 경험을 우려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제가 스스로 판단하기에 밴더빌트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추천서와 SOP가 주요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남침례교단 학부를 나오고, 한국에서도 침례교 신학교를 나왔습니다. 밴더빌트는 침례교 학생들이 거의 오지 않습니다. 미국 침례교 학생들, 특히 남침례교단은 미국 기독교계에서 자신만의 서클을 이루고 있습니다. 밴더빌트 입학처에서 제 정보만 흝어볼 때는 이 학생은 왜 우리 학교에 지원했나 갸우뚱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입학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은 어떤 면에 있어서 왜 나라는 사람이 해당하는 학교에 필요한 인재인지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 있어서 밴더빌트 입학처에서 저를 긍정적으로 본 것은 추천서와 SOP가 어느정도 작용했을 듯 합니다. SOP를 통해서 남침례교단 뿐만 아니라 미국의 더 다양한 기독교와 성서학의 다양한 지평들을 공부해서 한국 기독교계에 거의 수용되지 않은 것들을 어느정도 소개하고 다리 놓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였고, 밴더빌트는 그런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업에 대단히 깊은 역사를 가진 곳입니다. 추천서는 어떻게 보면 제 신학대학원 지도교수님께서 제 SOP의 이야기를 어느정도 강화시켜주는 요소가 되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학 준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총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은 대부분의 대학교와 대학원 입학 과정이 공부 실력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미국에서는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지 나 자신을 총체적으로 광고하는, 소위 요즘 말하는 “브랜딩”이라는 개념이 좀 더 미국의 대학원 입학에 알맞는 개념인듯 합니다. 나 자신을 잘 준비해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