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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연재 글🖋/🆅 밴더빌트에 오기까지

밴더빌트에 오기까지(3): 합격후 결정과정

by 성서학 대학원생 2024. 1. 5.

저번 글까지 유학을 준비하기까지, 그러고 나서 입학신청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합격 후에 결정하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밴더빌트에 오기까지 시리즈

  1. 밴더빌트에 오기까지(1): 진로고민 및 자료조사
  2. 밴더빌트에 오기까지(2): 입학 준비 과정  
  3. 밴더빌트에 오기까지(3): 합격후 결정과정

21년도에 정보수집을 하던 도중 작성했던 글들입니다. 현재 작성하고 있는 밴더빌트 시리즈와 비슷한 내용이 많으나 좀 더 정보전달만을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 신학생 미국 유학 시리즈

  1. 유학 전에 소명부터 생각해보세요(2021.10.14)
  2. 미국에는 어떤 신학교가 있을까요?(2021.10.20)
  3. 신학교와 학위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들(2021.10.26)
  4.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석사과정(2021.11.08)
  5.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박사과정(1)(2021.11.17)
  6.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박사과정(2)(2021.11.22)
  7. 입학 신청 때 준비할 것들(2021.12.06)
  8. 유학, 영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2021.12.13)

합격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학교에 합격했다면 일단 기뻐해야겠죠. 가족들, 친구들, 여러분이 소중하게 여기시는 분들과 기쁨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합격하고 나서도 고민해야 할 거리들이 좀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7개 학교에 지원하고 3개 학교에 합격했습니다. 3개 학교에 합격하고나서 결정하기 전까지 시간이 다소 주어집니다. 보통의 경우 4월 15일 이전까지, 혹은 한 달 안쪽으로 학교에 등록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합격후에 일어나는 일들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합격 통보 연락(메일 혹은 전화)
  2. 한달 안으로 학교 등록 여부 최종 결정 
  3. 비자를 비롯한 행정 처리 
  4. 학교로 이동 준비
  5. 현지에서 기숙사 및 살만한 집 등 결정 
  6. 학비 납부 
  7. 학교 오리엔테이션 등 진행 

 

그렇지만 이 모든 일을 겪기 전에 먼저 결정과정을 조금 거쳐야 합니다. 만약 학교를 한 개만 합격하셨다고 해도 몇 가지 생각해봐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제적으로 감당이 가능한 수준인지를 가늠해야 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1) 수여받은 장학금 규모, 2) 그 외 납부해야 하는 돈의 규모, 3) 장학금 외에 신청하거나 받을 수 있는 여러 지원금, 4) 학교 내 일자리 여부, 5) 그 외 돈을 아낄 수 있는 경로 

 

장학금 규모는 학교마다, 그리고 학위과정마다 다릅니다.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밴더빌트 대학교는 MDiv와 MTS학위의 경우 학비 30% 면제부터 전액장학금까지 있습니다. 심지어 아주 뛰어난 경우는 전액장학금에 추가로 생활비 지원까지 받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한국 학생이어도 충분히 받을 수 있습니다만, 쉽지는 않겠죠? 특히 전액장학금에 생활비 지원까지 받는 혜택은 단순히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 입학처에서 학생의 종합적인 잠재능력을 보고 판단합니다. 학생이 가졌던 직장, 했던 경험, 어떤 공부를 했는지, 어떤 논문과 글쓰기를 했는지, 여러 종합적인 내용을 통하여 학생을 평가합니다. 학업뿐만 아니라 리더십을 비롯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밴더빌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앞으로 사회에서 어떤 기여를 할만한 학생인지 평가하는 것입니다. 제가 모든 학교를 알 수는 없지만 밴더빌트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어쨌든 장학금 규모를 통해서 본인이 그 외에 지출해야 할 항목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만약 80% 학비를 장학금을 통해 면제받았다면 그 외에 20%를 내야겠죠. 그 외에 기숙사비 혹은 집세를 내야 할 것이고, 생활비도 준비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통틀어서 대개 Cost of Living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국제학생들은 이 Cost of Living에 맞는 규모의 돈이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비자받을 때에도 돈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비자 발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Cost of Living의 경우 1년 단위로 끊어서 엑셀 형식으로 주는데, 대개 다음의 항목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예시로 써보겠습니다.

  • 학비: $10,000
  • 집세: $12,000
  • 학비 외 공과금: $600
  • 건강보험: $2,000
  • 개인 생활비: $12,000
  • 기타: $1,000

학교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개 이런 항목들이 존재하고, 학생이 감당이 가능한 수준으로 돈을 준비할 것을 요구합니다. 차례대로 하나씩 얘기해 보겠습니다.

학비: 예를 들어 70% 학비 면제 장학금을 받으셨다면 그 외에 학비를 납부할 만한 경로를 마련하셔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준비하셔도 되고, 가족의 도움을 받으셔도 됩니다. 어떤 분들은 교회나 교단의 후원을 받고는 하십니다. 외부 장학금을 어느 정도 따내는 수도 있습니다. 외부 장학금을 따내게 되면 한결 수월할 수 있겠죠.

 

집세: 제가 만약 학교 합격 전으로 돌아간다면 각 학교마다 기숙사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를 조금 더 조사를 할 듯합니다. 밴더빌트의 경우 대학원생들에게 제공되는 기숙사가 따로 없습니다. 다른 종합대학교 신학교들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다만 디비니티 스쿨 학생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해 주는 연계된 아파트와 같은 공간들이 조금 제한적으로 있습니다. 현재 그러한 곳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저렴하게 집세를 아끼고 있는 실정입니다. 밴더빌트 대학교가 소재한 도시 내슈빌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고, 때문에 집세가 나날로 오르는 실정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살만한 집 찾느라고 마음고생을 좀 했습니다. 이다음에 박사과정을 지원할 때는 그래도 기숙사가 마련되어 있는 학교로 가는 것이 현명하겠다고 생각 중입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하셔야 할 것은, 미국은 전세제도가 전무합니다. 사실상 전세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나라에만 있습니다. 월세 밖에 없고, 보증금이라는 제도 역시도 없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보증금 3천에 월세 30짜리 원룸에 사셨다면, 보증금을 몽땅 나눠서 1년 내내 내야 합니다. 그러면 상당히 집세가 올라가겠죠? 미국 사람들이 모두 이렇게 삽니다. 기숙사 외에 다른 나가서 밖에서 사신다면 이런 것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학비 외 공과금: 학교마다 다르지만 부대비용으로 몇 불 정도 청구하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학교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건강보험: 국민 건강보험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겠지만, 미국의 대학교에서는 학생이 건강보험을 꼭 마련할 것을 요구합니다. 종합대학교는 보통 학교가 직접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서, 여기에 학기별로 등록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 건강보험이 한국인이 보기에는 비싸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한 달에 몇십만 원 정도 내면 거의 병원비가 없는 수준으로 살고 있으니 당연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보통 한국에서 누리는 수준의 보험을 들고자 하면 일 년에 천만 원 가까이 되는 돈을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보험이 그래도 미국 기준으로는 상당히 가성비가 좋은 보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개인 생활비: 당연하지만 준비를 잘해야겠죠? 집세만큼이나 생활비 역시도 지역 물가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뉴욕, 보스턴과 같은 미국의 대표적인 대도시들이 특히나 생활비와 집세가 높은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여러분이 가실만한 학교가 어느 도시에 있는지도 참고하실만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절대로 빚을 지고 손해를 보는 유학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빚지고서 하는 유학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빚을 져서라도 유학을 가시려 한다면 차라리 유학을 안 가시는 것이 현명하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두 번째로 고려할 것은 공부하는 환경입니다.

여러분이 가시는 학교에서 1) 어떤 전공이 있는지, 2) 전공 별 교수의 숫자와 수준이 어떻게 되는지, 3) 제공하는 과목이 무엇인지 따져보셔야 합니다. 저는 신약학을 비롯한 성서학을 주로 공부하러 왔고, 그에 맞춰서 좋은 교수님들이 계시는 학교에 지원했습니다. 그중에서 밴더빌트가 제가 목표했던 학교 중 가장 괜찮다고 판단했고, 장학금 규모에도 맞춰서 생각했을 때 이곳에 오는 것이 가장 현명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박사를 준비하겠다고 한다면 교수의 면면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최소 1년에서 2년 정도 학교에서 머물면서 추천서를 받을 수 있을만한 교수님들은 누가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꼭 박사 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어떤 교수가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여러분들이 유학을 가서 어떤 훈련을 받을지는 그 학교의 교수의 수준이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명망 있는 종합대학교 신학교들은 대부분 교수의 수준이 뛰어나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모든 세부 전공마다 교수가 2-3명씩 있지는 않습니다. 

 

또 학교의 색채도 생각해야 합니다. 밴더빌트 디비니티 스쿨에서 제일 인기 있는 분야는 현대 종교 연구입니다. 현대 페미니즘, 인종, 젠더, 미국 종교 역사 등의 분야에 뛰어난 교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만약 아시아 교회사를 하고 싶다고 한다면 생각보다 유학의 길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학교마다 강하게 밀어주는 분야가 따로 있고, 이를 잘 이해한 상태로 유학을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성서학 박사과정에 진학할 뜻을 가지고 있고, 특히 신약학에 관심이 있습니다. 밴더빌트에는 페르난도 세고비아라는 세계적인 신약학자가 계시긴 하지만, 그 외에 명망 있는 교수님들이 대부분 은퇴하시고 현재 신약학 교수는 2명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외에 구약학도 관심 있고, 고대근동학에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어서 밴더빌트로 결정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고대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한몫을 했습니다. 

 

만약 MDiv에 진학하시고자 한다면 본인의 신앙적 색채와 어느 정도 맞는 학교에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미국으로 이민할 뜻이 없고 한국에서 계속 머물고자 하시는 분들은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MDiv 하는 것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만, 그것은 개개인별로 진로가 다르기 때문에 제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닌 듯합니다.

 

어느 학교를 다닐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 두 가지 사항을 꼭 깊게 고려하실 것을 말씀드리면서 세 번째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