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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연재 글🖋/📌신학생 미국 유학 시리즈

신학생 미국 유학(1): 유학 전에 소명부터 생각해보세요

by 성서학 대학원생 2021. 12. 15.

사진은 제가 학부시절 다니던 대학의 채플 전경입니다

신학생, 미국 유학의 길(1): 유학 전에 소명부터 생각해보세요

(페북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앞으로 몇차례 나누어 신학생을 위한 미국 유학글을 남길까 합니다. 종종 신학대학원을 나오신 분들 중에 미국 유학에 대해 뜻이 있지만 길을 몰라서 헤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몇차례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 향후간 글의 구성
기존에 페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할 때는 5개면 끝날 줄 알았지만 최종적으로 8개의 글로 끝났습니다. 괄호 안의 날짜는 페북에 업로드한 날짜 입니다.

  1. 유학 전에 소명부터 생각해보세요(2021.10.14)
  2. 미국에는 어떤 신학교가 있을까요?(2021.10.20)
  3. 신학교와 학위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들(2021.10.26)
  4.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석사과정(2021.11.08)
  5.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박사과정(1)(2021.11.17)
  6. 어떤 신학교와 학위과정을 선택해야 할까요? - 박사과정(2)(2021.11.22)
  7. 입학 신청 때 준비할 것들(2021.12.06)
  8. 유학, 영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2021.12.13)

📌 밴더빌트에 오기까지 시리즈

신학생 미국 유학 시리즈를 작성 하고 난 뒤 저는 23년도에 밴더빌트에 진학했습니다. 23년도 12월부터 밴더빌트에 진학했던 과정을 남기고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밴더빌트에 오기까지(1): 진로고민 및 자료조사

2. 밴더빌트에 오기까지(2): 입학 준비 과정

3. 밴더빌트에 오기까지(3): 합격후 결정과정

 

 


📌 넌 누구냐?

저는 학부를 뉴올리언스침례신학교에서 나왔습니다. 제 부모님께서도 같은 학교를 나오셨고, 주변의 지인들이나 친구들 중에서도 유학생이 좀 있는 편입니다. M.div는 한국에서 침신대를 졸업했고, 현재 송탄중앙침례교회에서 사역 중입니다. 지난 봄학기에 침신대를 졸업하고 가을부터 사우스이스턴침례신학교에서 신약 전공으로 ThM과정에 입학하여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진행중입니다. 앞으로 박사 유학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정도면 한국의 사정과 미국의 사정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신학생으로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적절하게 조언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유학 전에 소명부터 생각해보세요.  

먼저 유학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유학을 하려는 이유입니다. 유학은 석사, 박사를 가리지 않고 시간, 돈, 에너지가 모두 막대하게 드는 일입니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자칫 허송세월을 보내게 될수도 있습니다. 특히 결혼하신 분들은 구체적인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갔다가 시간을 많이 허비하시는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돌봐야 할 가정이 있고, 뒤늦게 유학을 준비하고, 문화도 달라서 여러가지 불리한 상황인데 목적도 분명하지 않다보니 동기부여가 떨어지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유학을 고려하시기 전에 자신의 진로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과 진로에 따라서 유학이 오히려 필요없거나, 그게 더 좋은 경우도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유학을 고려하시기 전에 자신의 소명을 생각해보고, 유학을 하는 것이 그 소명을 이루어가는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꼭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소명이 분명할 때 유학을 하려는 목적이 구체적이면 좋은 이유에 대해서 분명한 예시를 들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 구약을 전공하고 싶고, 나중에 학자와 교수가 되어 학생을 가르치고자 하는 소명이 있는 A학생 
2. 구체적인 그림은 없지만 평범한 풀타임 목회에 대한 소명을 위해서 더 깊은 성경해석을 하고 싶은 B학생
이렇게 두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미국 유학을 생각하고 있으니 먼저 영어를 잘 해야 합니다.(영어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A와 B학생이 영어는 둘 다 잘 준비했다고 치고, 그 외에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A학생의 경우 하고자하는 바가 분명하니 유학의 그림을 그리는 게 쉽습니다. 구약학자가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성서언어를 익히는 것입니다. 구약학의 1차문헌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성서, 각종 랍비문헌, 유대교자료를 보려면 히브리어는 물론 헬라어도 어느정도 해야 합니다. 그 뿐인가요? 구약학자들은 아람어, 아카드어, 우가리트어 등등 고대근동 언어를 한두개정도는 읽을 줄 아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A학생에게 조언한다면 저는 한국에 있을 동안 무슨 수가 있어도 헬라어와 히브리어를 잘 읽어서 1차 문헌을 독해할 수 있도록 하라고 말할 것 입니다.(제가 신약전공인데 히브리어 살짝 대충했다가 크게 후회하는 중입니다) 만약 신대원생인데 성서언어를 4학기 이상씩 들었다면 괜찮은 편이고, 학부생인데 4학기 이상 들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A학생이 학부생인데 헬라어와 히브리어를 둘다 4학기 이상 수강 하면서 탄탄하게 준비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러면 A학생은 이제 여러가지 길이 열립니다. 이정도면 석사부터 유학을 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남침례교단 신학교 외에도 일반대 신학교인 Duke, Yale, Emory, 등등...쟁쟁한 미국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교에 가서 여러가지 길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보수적인 학풍에서 공부하고 싶다면 당연히 복음주의권 신학교들을 가도 됩니다. 심지어 가서도 M.Div를 꼭 할 필요가 없습니다. M.div는 어쨌든 실제 사역을 준비시키기 위해 설교학이나 선교학 등 여러 일반사역 과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A학생이 만약 구약학자로서의 소명이 분명하다면 과감히 M.div보다 MA, 구약학 전공으로 가도 됩니다. 이 경우에는 2년정도로 공부시간을 줄여서 박사과정까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혹시 박사과정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ThM을 한번 더 하더라도 시간을 꽤 아낍니다. 만약 신대원생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꿈이 확고하니 ThM으로 지원하여 박사입학의 발판으로 삼아서 여러 성서언어를 더 익히고 논문을 써볼 수도 있습니다. 

B학생의 경우는 어떨까요? B학생의 경우 사실 신대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입니다. 이제 막 신대원에 왔으니 당연히 입학부터 유학에 대한 뚜렷한 그림은 없고, 수업을 듣던 와중에 유학시절 얘기를 들려주시는 교수님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동해서 유학을 꿈꾸게 됩니다. 사실 신대원 다니는 중에 유학을 준비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방학과 학기 중에 알바를 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학부때처럼 국가장학금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장학금 기회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대부분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합니다. 설령 시간이 좀 되서 유학을 준비하더라도 여러가지 난관이 있습니다. 만약 신학교에 오기 전에 영어를 잘하던 사람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면 이제부터 부랴부랴 영어를 준비하더라도 1년 안에 토플점수 커트라인을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설령 성적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학점 관리 잘하고 공부 잘하던 친구들도 단번에 1년 이상 토플 80-90점을 넘기기 어려워서 헤매는데...이유는 나이가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영어는 조기교육이 깡패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정말 열심히 해서 점수를 맞춰서 입학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박사를 시작하게 해줄 리가 없습니다. 아마 Leveling Work부터 하기 위해서 Non-Degree과정으로 입학했다가 박사입학 서류를 다시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그나마 남침례교단 신학교에서 사정을 많이 봐주는 거지, 일반대 신학교 였다면 서류부터 거절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A학생과 B학생이 같은 93년생이라고 하더라도 박사입학을 하는 시기는 A학생이 2년에서 3년까지도 더 빠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B학생은 이미 유학준비 단계부터 지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5-6년 간의 길고 긴 박사과정에서 살아남아야 할텐데 갈 길이 막막합니다. 

그러니 유학을 생각하기 전에 소명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B학생이 결국 한국에서 목회가 하고 싶다고 한다면 험난한 유학의 길을 생각하기 보다 차라리 국내 신학교에서 ThM이나 박사를 하면서 성서 해석을 위한 소양을 더 기르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 있으면 차라리 교회 사역을 하면서 현장감각을 유지하고 국내 신학교에서 여러 연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결국 생각하는게 목회라면 굳이 유학을 필수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만약 유학을 가려고 하더라도 소명이 분명한 게 훨씬 좋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신학교를 갈지, 어떤 학위 과정을 밟을지 분명하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굳이 PhD까지 해야 하는지, D.min이나 ThM정도로 만족할 수 있을지, 혹은 M.div정도를 마치고 한국에서 사역을 할지 분명히 알지 못한채 미국 신학교에 입학했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가기전부터 자신의 진로와 소명을 분명히 생각해보시고 유학준비 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건 비단 신학생 뿐만 아니라 어떤 전공이던지 유학을 생각한다면 한번 씩 따져봐야 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신학생들은 신대원 졸업할 때쯤이면 가정이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신을 믿고 따라서 온 배우자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미국에서 허송세월 보내지 마시고  가기전부터 꼭 소명을 따져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함께 유학을 가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대부분의 목회자 배우자 분들은 그저 남편을 믿고 따라오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여러분이 잘해야 배우자도 유학생활 동안 함께 행복할 수 있고, 소명이 분명해야 배우자와 가족을 고생시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글을 마치면서 좀 번외로 말씀드리면...미국에 있는 한국어 과정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미국에 있는 한국어 과정에 입학할 것이라면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열심히 사역하시고 공부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낯선 곳에 가서 돈은 많이 쓰고 시간도 많이 썼는데 영어를 거의 못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길을 모색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다음에는 미국에 어떤 신학교들이 있는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