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주로 나이가 많으신 학자들, 꽤 널리 알려진 책 위주로 소개했는데 오늘 보여드리는 이 책은 좀 다릅니다.
박사학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은 학자가 쓴 책입니다. Janette H. Ok,라고 쓰여진 이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텐데요, 한국계열 미국인 학자가 쓴 책입니다.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지만 한인 2세로 추정됩니다. Janette Ok는 프린스턴 신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풀러신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상당히 젊은 학자에 속하는데, 아직 출간된 책은 이 책이 유일하고 현재 몇권을 저작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 신학계도 소수인종, 젠더에 관련된 이슈를 중심으로 학계가 변형되고 있습니다. 학계가 변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소수인종, 여성, 성소수자 신학자들이 점점 두각을 보이고 있는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Janette Ok도 그 중 한명입니다. 사실 이 책 자체로는 엄청난 주목을 받는다, 이 Janette Ok라는 학자는 대성할 것이다라고 제가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보여준 것이 너무 적은 학자니까요. 근데 이 책을 읽어보려하는 이유는 이 책이 나름대로 소수인종에 대한 문제를 신약과 잘 엮어서 쓰여진 학위논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 이런 소수인종과 관련된 문제와 성서신학을 접목하고 싶은데, 이 책이 거기에 대한 한 가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을까 해서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본인의 학위논문이었던 것을 책으로 출간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 Janette Ok는 베드로전서의 중심 메시지가 1세기 당시 성도들에게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주장합니다. Janette Ok가 말하는 기독교인의 정체성이란 인종적 정체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체성"이라는 개념은 사회학에서 얘기하는 정체성의 개념을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사회학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냥 책에서 나온대로 얘기하겠습니다. 1세기 당시 기독교인들은 정체성이 모호했습니다. 유대인도 아니면서 유대교의 신을 믿게 되었고, 그리스도라는 메시아를 알게 되었지만 그는 한번 죽었다가 부활해서 승천했다고 믿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실체가 없으며, 자신들은 로마제국에서 살아가면서 동시에 헬라문화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베드로전서의 저자가 1세기 당시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베드로서신을 작성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베드로전서의 저자가 말하는 정체성이 인종적 정체성이 형성되어가는 과정과 유사해 보인다는 점에 착안하여서 논문이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이 사회학적으로 얼마나 타당한지, 또 얼마나 잘 쓰여진 논문인지 저 같이 부족한 대학원생이 판단할 길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제가 저만의 연구를 해나가는데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한국의 신학은 많은 경우 미국의 신학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은 신학자가 아주 많은 편에 속하는 나라인데도 한국만의 신학이라는 것이 너무 부족합니다. 근데 최근에 미국의 소수인종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신선한 주장을 하면서 자신만의 색채를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Janette Ok도 자신만의 색채를 가지고 신학을 하고 있다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보고 배울 것이 많다 생각됩니다. 한인2세라는 점도 저에게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도 이제는 미국이나 독일을 무조건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신학,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담긴 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 되는데, 저도 저만의 독특한 정체성이 담긴 신학적 목소리를 가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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